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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아, 아무튼, 노래, 위고, 2022 본문

오르골

이슬아, 아무튼, 노래, 위고, 2022

나풀  2023. 3. 27. 06:24

전자도서관의 소장도서 리스트를 뒤적이다가, 염두에 뒀던 책들은 역시나 없었고,

뮤지션 에세이를 여러 권 빌렸다. 전자도서관 책들에 에세이집이 대체로 많은 (혹은 많게 느껴지는) 것은 에세이가 확실히 인기가 많아서겠지?

이슬아를 뮤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노래도 종종 부르는 것 같고 어쨌든 책 제목에 노래가 들어가서 같이 빌리게 된 것 같다. 길이는 길지 않은 편이고, 음 이슬아의 글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이 사람 글을 읽다 보면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의 단단함, 자기 확신 같은 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랑은 거리가 좀 느껴지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도 많은 것 같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해 나가고, 돈에 대해서도 확실하면서도 담백하고, 뭐랄까 참 야무진 사람 같다. 역시 나랑은 멀다..^^;

언급되는 노래들을 생각하거나 다시 찾아 듣는 시간들이 좋았다.

 

51/119

지금까지 다섯 곡을 만들었는데 그중 아무것도 히트를 칠 것 같지는 않지만 나는 노래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것 같다. 가장 잘하고 싶은 일이 아니어서다. 그런 일은 자유를 준다. 그런 일은 자유를 준다. 즐거울 수 있는 만큼만 매달릴 자유 말이다. 글을 쓸 때는 그런 자유가 따르지 않는다.

잘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와 함께 글쓰기에서 노래 만들기로 도망을 친다.

 

Note: 왜 이 구절이 눈에 들어왔을까. 나는 예술을 좋아하지만 너무 잘하고 싶어서 (못하는 나를 견딜 수 없어서) 예술을 안 하는 쪽으로 도망을 친 것 같다. 별로 회한에 차서 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런 선택을 하는 게 나인 것 같다. 

 

 

30/119

나는 배우고 싶은 걸 망설이지 않고 배우기 위해 평소에 돈을 열심히 벌었다. 잘하고 싶은 일에는 무릇 네 가지를 써야 한다. 시간, 몸, 마음, 그리고 돈. 지금껏 글쓰기에 그 네 가지를 써왔는데 이제부터는 말과 노래에도 쓰고 싶었다.

 

Note: 나는 배우고 싶었던 것들이 많은 편이었고 그것들을 배우려고 꽤 시간과 몸과 마음도 썼다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잘하는 게 하나 없는 이유는 돈을 안 써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대개 독학, 그게 여의치 않으면 저렴한 단체 레슨, 그것도 정 안 되는 상황이면 저렴한 개인 레슨을 찾는 식으로 해 왔는데, 그러는 중에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는 기분에 꺾여 버리곤 할 때가 많았다. 물론 비싼 개인 레슨도 사실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는데, 그것도 그런 수업을 들어봤어야 알 수 있는 거니까. 내 회한들 중에는 아 그때 돈 신경 안 쓰고 좀 더 좋은 수업을 받을 수 있었더라면, 이 있고, 그게 이런 구절을 읽을 때 작동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한편으로 양질의 배움이 비싼 수업료와 꼭 비례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그런 샛길을 찾고 또 보여주기 위해 계속 헤매는 것 같다. 좋은 수업은 비싸다,를 받아들이고, 돈 있는 사람은 씨발 좋겠네 하지만 돈 없어도 열심히 돈 벌어서 수업 들으면 되지, 생각하는 게 결과적으로는 더 빠르고 실제로 앞으로 나아가는 길인데, 나는 좋은 수업도 안 비싼 게 있을지 몰라, 돈 안 들이고도 잘 배울 수 있는 길이 있을지 몰라, 생각하면서 시간만 죽어라 들여서 삽질을 하고 결국은 제풀에 지쳐 나가 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찾지 못하고 내가 가지 못한 것이지 그런 길이 있지 않을까? 누가 좀 그렇다고 말해줬으면. 안 그러면 너무 억울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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