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8 얼음에 비치는 하늘 sky over the ice

어지간해선 잠을 못 자는 편이 아닌데 어제는 이상하게 계속 잠에 들 수 없었다. 전날 너무 많이 잤나 하면 그것도 딱히 아니다. 거취 문제가 스트레스이긴 한 것 같다. 잠이 안 와서 새벽에 머리를 좀 잘랐다. 지난번에는 그럭저럭 잘 되었었는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지난번에 결과를 보고 나름 만족하면서 내가 확실히 손재주는 있지, 생각했었는데 그것도 운이었나 보다. 그리고 먹을 수 있는 것을 다 꺼내 먹었다.
낮에는 이 심란한 와중에도 스케이트를 타러 갔다. 이번 겨울에는 스케이트나 스키를 한 번도 못 탔다.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치만 지난 주에 눈이 많이 와서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부터는 계속 비다ㅠ), 또 이번 겨울이 노르웨이에서 보내는 마지막 겨울이 될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에 생각이 났다. 노르웨이에는 무료로 사람들에게 스포츠 장비를 빌려주는 센터가 전국적으로 있다. 내가 사는 동네 근처에도 센터가 있길래 가 보았다. 스케이트를 빌리려 했는데 스케이트는 당일 대여만 된다고 해서 그냥 그러겠다고 했다. 스케이트랑 헬멧을 빌려주고 센터 뒤에 링크가 있으니 타다가 문 닫는 시간까지만 돌아오라고 했다. 전화번호 같은 거 안 알려줘도 되냐고 했더니 괜찮단다. 내가 이대로 들고 가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텐데, 참 신뢰기반 사회다.
아이스 스케이트나 크로스컨트리 스키나 노르웨이에 와서 처음 타 보았다. 스케이트를 처음 빌려서 얼어붙은 호수에 갖고 나갔었는데, 뭘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한참을 난감해했던 기억이 난다. 링크 같은 곳은 링크의 난간이나 벽이 있으니까 그걸 의지해서 빙판 위에 어떻게 서 보고 걸어보고 할텐데, 호수는 허허벌판에 사방 오픈되어 있으니까 빙판 위에 들어서서 서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여기 애들은 겨울마다 이러고 노니까 서너살 짜리 애들도 얼음 위에서 놀고 넘어지고 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 사람들이 얼마나 얼음에 두려움이 없냐면 그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어떤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어떤 사람들은 개를 산책시키고, 어떤 사람들은 모닥불 같은 걸 피워서 뭔가를 구워먹고 그랬다. 그게 참 처음에는 어이가 없고 웃기고 신기했다.
어쨌든 이번엔 링크라 적어도 잡을 난간이 있으니까 한결 수월한 편이었다. 날이 안 좋아선지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그래서 얼음에 비치는 하늘과 주변의 나무들을 보면서 그냥 링크를 돌고 또 돌았다. 근데 그 얼음에 비치던 하늘이 내게 위안이 좀 되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디에 가도 하늘은 있으니까? 그래서 그 모습을 기억해두려고 한다.

I don't usually have trouble sleeping, but last night, strangely, I couldn't fall asleep. Did I sleep too much the day before? I don't think that's the case either. I guess that I probably feel stressed about my future. I couldn't sleep, so I cut my hair in the early morning. Last time I did it worked out fine, but not this time. Last time I was satisfied with the result and thought that I'm dexterous, but now I guess that was just a luck. And I ate everything I could eat.
During the day, even in the midst of this mess, I went skating. I haven't skated or skied this winter yet. There was no time to think about it. But it snowed a lot last week (unfortunately, it continues to rain from today), and this winter could be the last winter in Norway, so it comes to my mind. In Norway, there are centers all over the country that lend out sports equipment to people for free. There is a center near my town as well, so I went there. I was going to rent skates, but they said that skates are only available for rental on the same day. They lent me skates and a helmet, and told me to enjoy it on the ice-rink behind the center and come back until closing time. I asked if it was okay without my phone number or something, but they said it was fine. If I just take those and go, they wouldn't have any way to do anything about it- such a trust-based society.
I first tried ice skating or cross-country skiing after coming to Norway. I borrowed skates for the first time and took them out to a frozen late, and I remember being at a loss as to how to start. A place like an ice rink has railings or walls to hold on to, so I could rely on them to stand or walk on the ice, but the lake is just open all aournd, so it was not easy to start. Children here play on the ice or snow every winter, so even 3 or 4 year-olds have no fear of play on the ice and falling down. As for how casually people think of ice, on the frozen lake, some people rode their bicycles, some walked their dogs, and some made bonfires and grilled something. That was surprising and funny for me.
Anyway, this time because it was an ice-rink, at least there were railings to hold on to, so it was much easier to start. There was no one at the ice-rink, probably because the weather was bad, so I just went around and around the rink while watching the sky and the trees reflected on the ice. And the sky reflected on the ice gave me some comfort, though I'm not sure why. Maybe it's because wherever you go, the sky will always be there? I want to remember that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