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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0 물주머니 본문

날벌레들

20230210 물주머니

나풀  2023. 2. 11. 15:26

요즘은 물이 가득차 찰랑거리는 물주머니 같은 상태다. 사소한 자극에도 간신히 잡고 있던 균형이 무너져 물이 주르륵 흐른다. 

언젠가는 이 터널 같은 시기도 지나가겠지, 라는 생각을 가져보려 해도 실소가 앞선다. 이제 나는 이 터널 안을 계속 걷기만 하다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역경 뒤의 승리, 어둠 너머 빛 같은 것은 사람들이 믿고 싶은 드라마일 뿐이다. 자신의 의사나 의지와 상관없이 터널 안에서 안타깝게 허망하게 죽은 사람들을 이미 드물지 않게 보았다.

아침에 작은 돌들이 박힌 얼음길을 걸어 학교로 들어갈 때마다 신경줄이 주욱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그러고는 하루 온종일을 산다. 틈틈이 눈물도 흘린다. 나를 싫어하는 누군가가 보면 역시 멘탈에 문제가 있네 저런 쓰레기 왜 아직 안 죽고 살아있지 생각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 정신차려야 한다 이를 악물어보면서도 몸이 푸들푸들 떨리고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

하지만 나는 아직 해야할 일이 있다. 뭐냐고 물으면 이젠 말도 잘 못하겠고,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껍데기만 남은 관성 같은 것이 아닌가도 싶지만, 그래도 그것을 생각하자. 그러면 어디에 사는지, 뭘로 벌어먹고 사는지 같은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다른 사람의 눈 같은 것도 다 귀찮은 날파리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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