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골
사랑의 이해, 이혁진, 민음사, 2019
나풀
2023. 2. 21. 08:31
사랑의 이해,라는 드라마가 있고, 계급과 사랑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찾아보았다. 한국에선 이미 완결이 났는데 넷플에선 3월에나 다 올라올 예정이길래 그냥 원작소설을 보고 말자 했다. 나는 계급 다루는 이야기 좋아한다. 얼마전에 작은 아씨들도 그렇다고 해서 열심히 봤는데 내 감상으로는 별로 그렇진 않았다. 사랑의 이해는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 포스터나 발췌영상을 보면 조금 더 포커스가 분명한 것 같다. 소설은 재미있게 읽었다. 인물들이 아주 리얼하지는 않다는 느낌이긴 했는데 그게 중요하진 않을지도 모른다. 소경필이 나름의 숨겨놓은 반전이었다ㅋ
p.260/409
지쳤으니까. 사랑이나 생활 어느 한 가지가 아니라 사랑하는 생활에, 생활해가야 하는 사랑에 지쳤으니까.
p.271/409
내려오는 동아줄은 하나야. 나보다 못난 놈, 잘난 놈 수백 수천이 그 동아줄 하나 붙잡아 보자고 이러고 있는 거고. 그런데 차이가 뭔지 알아? 못나고 잘난 게 아니야. 바닥이야. 디디고 선 바닥! 아무리 날고 기어 봤자 나처럼 유리 한 장이 바닥인 놈은 못 뛰어. 더 높게 뛸수록 와장창 박살이 나니까. 굴러떨어지면 어디로 굴러떨어질지 환히 보여서, 서 있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니까. 콘크리트 바닥인 애들은 달라. 걔네들한테는 뛰든 말든 하고 싶고 말고의 문제야. 뛰고 뛰다가 다 싫어지면 관두고 딴 거 해도 돼.